덴마크는 학교교육의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교실에서 학생들이 `가상의 공간`에서 화성의 표면을 관찰하고, 로봇을 조립해 말을 가르치기도 한다. 덴마크 에듀테크 기업들은 유치원부터 대학에서까지 사용할 수 있는 `미래교육` 기술을 앞다투어 선보인다. 교육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핀란드는 헌법에서 `양질의 무상교육을 누릴 권리`를 보장한다.영재교육이 없으며, 학교 간 학업성취도 격차가 제일 적은 나라 중 하나다. 성적 석차보다는 `평등`과 `협동`을 지향한다. 최근 국내 한 교육박람회 행사차 방한한 북유럽 교육 전문가 4인으로부터 덴마크와 핀란드의 기술교육 트렌드를 들었다.
◆ 야 감피 덴마크 후그문드 최고운영책임자
교사는 어떻게 학생에게 최적의 피드백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학생들은 스스로 만들어낸 학습 과정을 통해 지식을 얻을 때 효과적으로 배우기 때문이다. 교사의 수준 높은 피드백이 제공될 때 학생은 자신이 무언가를 알아내야겠다는 인식이 생기고 이를 통해 개인화된 맞춤 교육이 제공된다. 피드백이 학생 자신과 개인적인 관련성이 높을수록 효과는 커진다. 교사의 입장에선 맞춤화된 피드백을 통해 학생들에게 쉽고 효과적으로 동기부여를 높여줄 수 있다. 학생들은 더 나은 성과를 얻으며 동기부여뿐만 아니라 축적된 지식을 장기적으로 기억한다.
덴마크는 교사가 학생에 맞춤화된 피드백을 줄 때 직면하는 어려움을 기술로 극복하고 있다. 기존 시스템의 문제는 피드백이 너무 단순하다는 것이다. 또 평가에 쏟을 시간도 부족했다. 교사 입장에서 매번 학생 개개인에 차별화된 평가를 주기 어렵다.
예를 들어 MS워드를 활용해 개발한 `에디툴`은 학생에게 최적화된 피드백을 제공하는 지능형 도구다. 에디툴은 피드백의 질은 높이고 소요되는 시간은 줄여준다. 학생들은 모든 과제를 MS워드로 제출하고, 교사는 에디툴을 사용해 코멘트를 달아준다. 지정 코멘트를 반복해서 사용할 수도 있고, 그래프, 음성, 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첨부할 수 있다. 과제에서 표절이 의심된다면 `표절도구` 기능이 판별해 준다. 현재 덴마크 전체 고교의 58%가 에디툴을 유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 마루프 파키리 덴마크 랩스터 제품관리 부사장
만약 학생에게 100만달러 규모의 실험실에 들어가게 한다면 어떨까. 가상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가상 실험실`은 우리의 주력 제품이다.
가상 실험실에서 학생들은 책으로 배운 과학의 개념을 실제로 적용할 기회를 갖는다. 기존의 교실에서 대면하기 어려운 환경을 360도 3차원의 가상현실(VR)로 구현해 차세대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게 랩스터의 가상 실험실이다. PC나 VR 헤드셋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접속이 가능하다.
가상 공간에서 학생들은 어디든 갈 수 있다. 화성을 방문해 대기질 샘플을 분석할 수도, 남극 연구 단지에서 미생물을 관찰할 수도 있다. 100개 이상의 시나리오를 통해 과학이 우리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걸 보여준다. `발견하는 즐거움`도 얻는다. 지구상 최초의 생물을 발견하기도 하고, 독특한 생물을 수집할 수도 있다. 1년 내내 실험을 해도 비용이 들지 않는다. 덴마크 교육부는 교육 분야에서의 VR 기술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덴마크 교육부는 가상 실험실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무상으로 전 고교에 배포했다. 일부 교과과정에도 포함했다.
고등교육에서도 시뮬레이션 교육은 주목받고 있다. 랩스터는 2018년 구글과 함께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에 세계 최초 100% 온라인 생물학 학사학위를 개설했다. 학생들은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가상 실험실에 들어가 실습과 연구를 진행한다.
◆ 리커 리케 덴마크 셰이프로보틱스 최고운영책임자
기존의 주입식 교육은 학생이 암기력은 뛰어날지라도 창의적이지 못하고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은 낮았다. 학생들은 이제 새로운 실험을 만들어내고, 경험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토대로 다시 설계하는 과정을 경험해야 한다. 즉 스스로의 지식을 구성해 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조립이 가능한 모듈화된 로봇 `페이블`을 만들어 제공한다. 로봇을 교육에 활용해야 하는 이유는 재밌기 때문이다. PC 프로그램을 통한 코딩 수업은 지루하고 어렵다. 그러나 직접 프로그래밍을 통해 로봇을 조작해본다면 학생들의 참여를 쉽게 이끌어낼 수 있다. 로봇을 활용한 교육은 학생들의 미래를 대비해줄 수 있다. 이것은 암기에서 벗어나 새로 필요한 역량을 기르게 한다. 새로운 직업이 나타나고, STEM 교육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여러 분야에 로봇이 활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연구에 따르면 로봇을 활용한 실험적인 학습을 통해 학생의 창의성이 증진된 효과가 보였다.
페이블을 조립하고 직접 프로그래밍해 다양한 모양과 동작을 구현할 수 있다. 학생들은 블록 모듈을 조작하기 위해 코딩 프로그램을 배우고, 나중에는 말과 감정도 가르칠 수 있다.
◆ 파시 토이바 와이즈컨설팅핀란드 최고경영자
핀란드 사회의 중심에 자리 잡은 게 교육이다.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우리에게 너무 중요한 과제다. 모두가 접근한 평등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핀란드는 무상교육을 지원한다. 유치원부터 박사과정까지 제공되는 무상교육으로 많은 인재가 성공을 거두고 역량을 펼치고 있다. 좋은 교육을 받지 못하면 삶에서 잠재력을 펼칠 수 없다는 게 핀란드의 철학이다.
낙제 학생도 포용하는 게 핀란드 방식이다. 정보를 학생 머리에 부어 넣는 게 아니라, 학생은 주체적인 문제 해결의 과정에서 배운다.
한편 배움에 있어선 학생의 책임감을 강조한다.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나아가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학생들이 배울 때 암기가 아닌 진정으로 이해하길 원한다. 이해는 암기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핀란드 교육과정에 공식적으로 표준화된 시험은 단 하나다. 바로 고등학교 졸업 시험이 전국에서 똑같이 치러지는 유일한 시험이다.
[신혜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에듀콘#에듀저널#창의융합형 인재교육#덴마크#기술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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